2012년 1월 26일 목요일

상대가 있는 곳에서 떠드는 것보다 혼잣말을 하는 것이 그나마 덜 외로운 것은 돌아오지 않을 답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2012년 1월 25일 수요일

매일 자리에 누우면 떠올리고 마는 이름이 있다.
나는 세상에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되는 사람.
무엇이든 말해도 되고 아무때고 반겨주는 사람, 그 한 사람만 있으면 되는 사람.

2012년 1월 24일 화요일

소리없는 아우성

소리없는 아우성. 언젠가의 문학시간에 밑줄을 그었을 테다.
그리고 이제 나는 그것을 체험한다. 나는 연구실 책상 앞에 앉아서 모니터만 쳐다보며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르고 있다.
불만은 나다, 여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나, 그렇다고 여기에서 무엇인 것도 아닌 나.
소리는 이 작은 몸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목으로 다시 넘어가고 넘어가고 한다.
그 소리가 나올 수 없는 이유는 아마도 나와도 자신의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일테다.
여기에는 나를 들어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래! 세상아 네가 나를 비웃는다면 나는 더, 더, 우스워질테다. 네가 바라는 내가 광대라면 나는 기꺼이 광대로 살아가겠다. 

2012년 1월 23일 월요일

아직도 매일 매일 나를 배운다, 아직도 매일매일 나에게 놀란다. 수없이 나를 믿고 배신도 당했다. 누군가의 평을 듣고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면서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겠다는 것을 배운다.
자꾸 발 끝을 내려다 본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어디에 서있는지 보려면 주변을 둘러봐야 하는데, 나는 자꾸 애꿎은 발가락이 꼼지락 대는 것만 바라보고 있다.

2012년 1월 22일 일요일

북촌방향

흑과 백 사이에 놓인 인물과 풍경. 어깨를 한껏 움츠리고 걷는 눈 내리는 겨울. 충무로인지 인사동인지 북촌인지의 어딘가의 골목. 술에 취해 헤어진 여자 집에서 자고 나오면서 미안하다며 다시는 안오겠다고 말하는 남자. 나는 다르지만 비슷한 사람을 떠올린다. 다르지만 비슷한 나를 생각한다.

나는 주인공을 싫어하고 만다. 저런 뻔뻔한 자식. 하지만 그래요, 알았어요 하고 다시 문자를 보내는 여자도 싫다. 키스 두번에 오빠가 생기는 여자는 더 싫다. 오빠라고 불리는 남자가 싫은지 오빠라고 부르는 여자가 싫은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아마 둘다 싫은 거겠지. 세상 어딘가, 라고 말할 것도 없이 저 주인공이 서있는 저 곳에는 저런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그래서? 세상일이 모두가 우연이라는 이론을 주장하는 주인공을 우습게 보지만 그런 사람도 있는 것이지. 왜 그러는 것인지 정확하게는 알수 없지만, 아니 알고 싶지도 않지만 아무튼 그런 사람도 있는 것이지 하고 나는 인정(認定)이라는 이름의 무시를 한다.

나는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아름다움도 좋아한다. 결국 아름다운 이야기를 좋아하나보다. 유려한 문장, 화려하기 보다는 소박하게 마음을 끄는 문장. 소설에서 셋이 술을 마시다 보람씨가 외로움을 고백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외롭기 때문일지 모른다.

나는 자꾸만 내가 왜 이 영화를 봐야 되는지, 보고 뭘 해야하는지, 오늘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나는 왜 살아야 하는 건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왜 지금 죽으면 안되는지 모르겠다. 계속 모르기만 한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의지라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여기에 온 후부터 가끔 자살하는 상상을 하고는 한다. 전혀 실행 의지 없는 상상일 뿐이지만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의지라는게 있기는 있었는데 쓸데 없는데로 갔다가 이젠 사라져버렸다.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어쩐지 생각하면 서글퍼지는 아이를 떠올리려고 하니 박민규의 핑퐁에 나왔던 머리 큰 애가 생각났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공터에 서 커다란 머리보다 훨씬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서 있는 아이. 그 애는 어떻게 되었더라?..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나를 예쁘게 찍어주는 (≣ 흔들리게 찍어주는 ≣ 초점 날려서 찍어주는 ≣ 어찌됐건 저찌됐건 뿌옇게 찍어주는)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나는 사진을 잘 못찍는 남자친구를 원하는구나.

2012년 1월 11일 수요일

박근혜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때의 이야기를 하는 박근혜는 커다란 상실감을 이야기 했다.
나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그의 이야기를 이해해주고 싶지만 그 전에 그가 그의 아버지 때문에 죽어간 많은 사람의 가족의 상실감을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그의 부모 이야기를 이런 모든 사람이 보는 곳에서 하는게 나는 맞는지 일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2012년 1월 10일 화요일

나쁜짓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악인은 어린 시절 보아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내가 보아왔던 악당은 언제나 힘이 세고, 남을 괴롭히기 좋아하고 그런 악당을 응징하기 위해 주인공은 자신을 바쳤다. 하지만 이제는 악당에게도 까닭이 있는 것이다.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주인공에게 밀려나고 자빠지고 구르며 그 마음은 더 굳어 진다. 지금은 현실이 오히려 판타지가 된 듯, 악인들은 악날해 보이고 그들이 지는 일도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마지막까지도.
아니 현실에는 마지막이란 없으니 당연한 일일까.
그리고 나는 내편과 네편을 전도하기 일쑤이다.

나는 기독교포비아가 된 듯 기독교라면 몸서리 친다. 정신없이 출렁대는 목소리들의 바다에 허우적대는 것에 지쳐 그만 뭍에 나가 쉬고만 싶다. 호모포비아와 사회에 무관심한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게 될 것만 같다. 그런 것들을 이해할수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을 만큼 나는 정신이 없다. 두 사람을 사랑하든 세사람을 사랑하든 뭐가 잘못된 것이냐!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게 오히려 잘못일지도 몰라!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나에게 슬픈 전자음으로 말을 해봐. 도도레미레시시 해봐.
트위터에서 나는 주장하기 보다 읇조린다. 나는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한걸까. 그렇게 사람들의 평을 두려워하면서? 일면부지의 사람들에게?

불만

이 곳에서의 의식주 생활에 불만이라면 딱 하나가 있는데 가서 죽치고 있을 카페가 적고 밤에는 아무데도 갈데가 없다는 것이다. 밤에 갈 곳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 집에 있으면 여기와 똑같은 밤도깨비 생활이지마는 밤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들 뿐더러 생각이 들면 택시타고 24시간 탐앤 탐스에 가면 되는 것이다. 나의 공간이 있다는 것에서는 이곳이 서울집보다는 훨 낫지만 나는 주로 나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버리기 때문에 다른 곳이 필요하다. 그러면 낮 생활을 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일어나는 시간을 바꾸는게 학교를 그만두는 것보다 어렵다고 생각한 나다! 그건 복잡한 문제였기는 하지만.
어쩌면 나는 그저 외로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외롭다고 말하는건 반칙이니까.

너무 많은

너무 많은 이야기, 너무 많은 생각들이 벽으로 가로막고 있어 그 앞에서 어쩔줄 모르고 쭈그려 앉아 땅바닥에 낙서만 하고 놀고 있는 나. 그 안에 갇혀 있는 줄 알면서도 빠져나가려고 하지 않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