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국 핸드폰을 들여다봤는데, 아빠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아빠는 나에게 힘들어도 잘하라며 용돈 부쳐줄테니 계좌를 알려달라고 보냈다.
아빠는 사실 나에게 그리 좋은 아빠가 되어 주지 못했었다. 내가 어릴 때 보증 문제로 부도를 낸 이후로 아빠는 집안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아마도 주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과 만회하려는 마음이 그 다음에 아빠가 벌인 일들도 망친 것 같다. 점점 우리들은 아빠에게 무엇도 기대하지 않게 되었지만 아빠는 다음 성공을 장담하고는 했고, 언제나 처럼 날짜는 항상 미루어 지거나 없었던 일이 되고는 했다. 언제나 말수가 적었던 아빠는 집에 있는지 없는지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아빠가 내게 자기가 먼저 용돈을 주겠노라 말 한것은 내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처음이다. 문자를 보고는 철없이 좋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갑자기 안하던 말을 하는 아빠가 왠지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몇해 전인가, 동생이 아빠에게 안하무인 격의 행동을 하고 난 후, 아빠에게 애가 철이 없어 그러니 신경쓰지 말라고 문자를 보냈었다. 그때 아빠는 "아빠가 미안하다" 라고 답했다. 아빠의 사랑은 세 딸들이 무슨 과를 다니는지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