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2일 월요일

그림 그리기

나는 일본에 온 후에 평생(?) 미룬 일들을 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첫 해에는 기타를 가져왔고 고운이가 디지털 피아노를 사고 같은 맨션에 살게 되면서 작년 부터는 피아노 연습도 할 수 있었다. 올해 여름에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버트 도드슨의 드로잉 수업 이라는 책을 사왔다. 내용은 몇번 훑어보았지만 따라 그리기는 그다지 많이 하지 못했다. 원래는 연필료 그리는 것에만 흥미가 있었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색을 가지고 놀고 싶어져서 수채화 도구를 샀다.

그림을 그리려고 보면, 무엇을 그려야 할지도 생각해야 하고 그것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나는 남의 그림도 흉내내고, 남의 사진도 흉내낸다. 하지만 내 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밤이로다 봄이다 밤만도 애닯은데 봄만도 생각인데 

나는 이런걸 그리고 싶다. 그런 밤을, 그런 봄을. 

애닯은데는 애달픈데가 아니다. 맞춤법이 많지 않아도 아름답다. 아니, 맞지 않음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전할 수 있는 것이 따로 있다. 어쩌면 그런게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거 아닌가 한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소중한 것. 흑백 사진도 그래서 좋았는지 모른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 내년에는 사진도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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